머스크, 화석연료 사용 급증한다며 돌연 중단 발표
투자자 혼란…비트코인·이더리움 등 가상화폐 하락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의 한 마디에 비트코인 값이 요동치는 일이 반복되고 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의 한마디에 가상화폐 시장이 또 출렁이고 있다. 머스크가 돌연 비트코인을 사용한 테슬라 차량 구매 결제 허용을 중단한다고 발표하면서다.
머스크는 12일(현지 시각) 자신의 트위터에 비트코인 결제허용을 중단한다는 글을 올렸다. 머스크는 비트코인 채굴을 위해 컴퓨터를 대량 가동하면서 전기가 많이 들고 있다며, 이로 인해 화석연료 사용이 급증하고 있다는 점을 결제 허용 중단의 배경으로 밝혔다.
앞서 테슬라는 지난 2월 15억 달러 규모의 비트코인 투자를 발표하면서 비트코인으로 전기차 구매를 허용하는 시스템까지 도입했다고 밝혔다. 이후 전 세계 가상화폐 시장이 들썩였고, 비트코인을 비롯한 알트코인(비트코인 외 가상화폐)은 사상 최고치를 거듭 경신하며 랠리를 이어왔다.
그러나 이날 머스크의 돌발 트윗 이후 비트코인은 7% 이상 급락해 5만2266달러에 거래됐다고 로이터 통신은 전했다.
머스크는 다만 테슬라가 보유 중인 비트코인을 매각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비트코인 채굴 작업이 보다 지속가능한 에너지를 투입하는 형태로 전환되면 비트코인 결제를 다시 허용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머스크가 비트코인 결제 허용 입장을 바꿨다는 소식에 13일 오전 한국 시장에서도 비트코인 가격은 6100만원대까지 떨어졌다. 이날 오전 9시 기준 국내 가상화폐 거래소 빗썸에서 1비트코인 가격은 6076만원이다. 24시간 전보다 약 13% 하락한 것으로, 머스크 발언이 알려진 오전 7시 이후 급락했다. 업비트에서 1비트코인은 6201만원에 거래 중이다.
시가총액이 두 번째로 큰 이더리움은 빗썸과 업비트에서 각각 465만원과 473만1000원을 기록 중이다. 업비트 기준으로 전날 오전 9시보다 7% 가량 하락했다. 머스크가 관심을 보이면서 폭등했던 도지코인도 업비트에서 하루 전보다 약 16% 떨어진 506원에 거래되고 있다.
투자자들은 머스크의 발언이 무책임하다는 비난을 보내고 있다. 또 테슬라가 비트코인을 매각하지는 않을 것이란 주장에도 의구심을 보낸다. 지난 1분기 실적 발표 당시 테슬라는 비트코인 매각 차익으로 1100억원이 넘는 수익을 거둔 것으로 확인됐다.
당시 투자자들은 비트코인 가격 폭등에 영향을 끼친 테슬라가 보유량 일부를 매각해버린 결정을 비판하며 "머스크의 배신"이라고 성토했다.